극장가가 '도가니'에 풍덩 빠졌다.
공유·정유미 주연의 사회고발영화 '도가니'가 박스오피스 3주째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이미 묻혀버릴 뻔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공지영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이미 현실을 바꾸며 무서운 영향력을 발휘 중이다. 경찰은 실제 장애아 특수교육기관이면서 각종 학대가 자행됐다고 알려진 광주 인화학교에 대한 재수사에 나섰고 인화학교 자체도 폐교 수순을 밟고 있다. 여기에 성폭력 및 학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그러한 영향력에 걸맞게 흥행세가 엄청나다.
정치권 역시 일명 '도가니 방지법'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도가니 열풍에 가세했다. 시민들이 보내는 울분과 성토도 끊이질 않고 있다. 영화 관객은 이미 개봉 300만 명을 넘어섰고 2009년 출간된 원작 공지영의 '도가니'는 서점가를 휩쓸고 있다.
◇'도가니 신드롬' 일파만파
우선 도가니 신드롬은 사회적 약자인 아동 성범죄 문제의 심각성을 사회적 문제로 부상시켰다는 데에 그 의미가 깊다.
장애학교 교직원들이 5년간 학생들을 상대로 파렴치한 성범죄를 저질러 온 실체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졌을 뿐만 아니라 아동 성범죄 문제 전반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원회(대책위)가 지난달 25일부터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하고 있는 성폭력 사건 재조사 요구 청원에는 닷새 만에 6만50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내가 당한 것처럼 가슴이 너무 아프다" "피해자들이 하루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 "재조사해서 진실을 밝히고 가해자들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전개하는 '아동 성범죄 공소시효 폐지 100만 명 서명운동'에도 시민들의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명 시작 사흘 만에 참여자는 1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2008년 조두순 사건 피해 아동 나영이 아빠도 눈물의 편지글을 올려 공소시효 폐지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이 편지에서 아동 성범죄를 '영혼의 살인'이라고 빗대어 "미해결 사건은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끝까지 추적해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아동 성범죄자들을 다루는 사법 시스템에 대한 비난 여론까지 일고 있다. 2007년 인화학교 전 교장 등 피의자 6명 대부분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데 그치거나 아예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조차 받지 않았다는 사실에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두아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3세 미만 대상 성범죄 사건의 1심 판결은 올해 상반기 모두 217건으로 이 가운데 94건(43.3%)은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반면 인신구속 성격의 자유형 판결은 82건(37.8%)으로 이에 못 미쳤다.
이 의원은 "아동 성범죄의 처벌을 강화하자는 사회적 분위기에도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은 오히려 많아진 것"이라고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도가니 신드롬' 파장 어디까지?
이처럼 도가니 신드롬은 당분간 그 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동 성범죄 문제에서 장애인 인권,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 등 사회 전 방위적으로 열풍이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영화 흥행이 주춤할수록 이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사그라질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정치권에서 내놓는 대책들 역시 일회성에 그치지 않겠냐는 지적도 있다.
이미 국회에는 아동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 내용을 담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나 아직까지 통과되지 못한 상황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측은 "도가니 방지법은 수많은 장애인들이 시설에 갇혀 살아가는 문제를 핵심으로 삼고 '탈시설-자립생활'에 대한 지원을 방향으로 잡아야 한다"며 "법인의 개방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위한 공익 이사제 도입과 잘못된 법인의 설립허가 취소, 임원의 연대책임을 강화한 임원자격 박탈을 골자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관계자는 "인권에 대한 관심은 영화 도가니로 인해 한순간 타오르다 꺼져 버려서는 안 된다"며 "두 번 다시는 장애인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사회복지사업법 등 관련 법규를 전면 개정해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영화 한편이 사회에 미친 파장은 말로 할 수 없이 크고 영화를 본 한 사람으로서 주르르 눈물이 흐르는 소리 없는 그들의 아픔이 공감됨을 ,그리고 이 시대를 살며 그아이들의 아픔을 해결해주지 못한 어른으로서 부끄러움을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