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의 생선 가게 주인이 여기서는 싱싱한 생선을 팝니다. 라는 간판을 써 붙이고 장사를 시작했다. 그러자 지나가는 행인이 그 글을 보면서 웃었다. 싱싱한 생선? 뭐 그럼 어디서는 썩은 생선을 판단 말인가? 싱싱한 생선이라고 쓴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군!
  가게 주인은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사실 싱싱한 이란 말을 상상한다는 것은 어떤 때는 싱싱하지 않다는 의미도 된다고 생각했다. 싱싱한 이라는 말이 없어도 당연히 생선은 싱싱해야 하므로 굳이 싱싱한 이라는 말을 넣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이 싱싱한 이라는 낱말을 빼 버렸다. 간판은 여기서 생선을 팝니다. 로 바뀌었다. 다음날 한 손님 가게에 들러 큰 소리로 그것을 읽었다. 여기서 생선을 팝니다? 그렇다면 다른 곳에서는 생선을 팔지 않다는 말인가?
  주인은 그 말 또한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여기서라는 글자를 지워 버렸다. 이제 간판은 생선 팝니다. 라고 바뀌었다 또 다른 손님이 이 글을 보고 말했다. 생선 팝니다? 그렇다면 생선을 공짜로 주는 가게도 있단 말인가?
  그래서 이번에는 팝니다. 라는 말도 빼버렸다 이제는 오직 생선이란 두 글자만 남았다. 또 한 손님이 말했다. 생선? 장님도 먼 곳에서 냄새만 맡아도 이 가게에서 생선 판다는 것을 알 텐데 무엇 때문에 이런 걸 써 붙였을까?
  그리하여 생선이란 글자도 사라졌다. 간판은 이제 아무 글자도 없는 빈 것이 되었다. 또 한 사람이 지나가다가 주인에게 물었다.
  왜 빈 간판을 붙였죠? 그리하여 마침내 그 빈 간판마저도 떼어 버렸다.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말이나 글을 해석함에 있어 낱말 하나의 뜻을 해석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전체의 뜻을 살피는 일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 낱말 하나하나의 의미만을 강조하며 따진다면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말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어머니를 사랑한다. 라는 말 하나를 놓고 그렇다면 아버지는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냐? 라는 시비조의 논리를 펼치게 되면 얘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 본래의 뜻인 어머니에 대한 사랑 이야기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어서는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말 것이다. 또한 남의 말을 들을 때는 자신의 뚜렷한 주관을 갖고 들어야 할 것이다. 귀가 여려서 남의 말을 쉽게 받아들이면 그 또한 본질을 놓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줏대가 없는 사람은 완고한 사람만큼 문제가 많은 것이다.
  부분과 전체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주관을 갖고 남의 말을 듣는 사람만이 여기서 싱싱한 생선을 팝니다. 라는 간판을 그대로 지켜 낼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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